2002년10월에 작성한 글이다.
2002.10.25 CBS 표준FM 비바월드 프로그램의 아르헨티나 통신원 소식에서..
* 아르헨티나 여행 다녀온 사람들은 그곳 식당에서 먹어본 고기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식당에서 주는 일인 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도저히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이라고 하던데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쇠고기를 많이 먹나 보지요?
-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고기는 주식량이라고 볼 수 있다.
두툼한 고기를 앞에 두고 포도주를 마시면서 한 두시간 천천히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들에게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클지 저절로 알게 된다.
저녁식사는 보통 8시 지나 하게 되므로 식당들은 9시 넘어야 손님들로 꽉 차게 된다.
특히 주말에는 예약 없이 식당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만원인데 이 나라 경제가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먹는 일만큼은 예외인 듯 하다.
쇠고기 소비량에 관한 최근 통계를 보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연간기준 일인당 69 Kg으로서 단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그 많은 불고기 집과 소금구이, 갈비 집에도 불구하고 겨우 12 Kg에 머무르고 있으니까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쇠고기를 소비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 아르헨티나는 팜파스 대평원에서 소를 방목한다고 들었는데 육류소비가 많다면 기르는 소도 많겠군요?
- 아르헨티나는 소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가 많다. 아르헨티나 인구가 약 3,600만명인데 소는 무려 5천만 마리에 이른다.
도심에서 4-50 Km정도 벗어나면 건물 풍경은 사라지고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만 나타나는데 옥수수, 해바라기 등 작물 밭이 아니라면
소, 말 등이 여기저기서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나라 고기 맛이 좋은 이유는 사료보다 방목해서 기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연간 도살되는 소가 13백만 마리 정도로 약 260만톤의 쇠고기가 생산되는데 수출과 국내소비는 약 1:7 정도 비율로서 국내소비물량이 훨씬 많다.
*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쇠고기를 요리해서 먹나요? 쇠고기를 많이 먹는 것도 질릴 것 같은데..
- 아르헨티나에서는 오랫동안 지핀 은근한 장작불에다 생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는데 이렇게 불에다 굽는 것을 빠릴야라고 부른다.
특히 갈비부분을 구우면 이를 아사도라고 부르는데 아르헨티나를 찾은 관광객들은 아사도 한 두 점씩 꼭 먹게 된다.
구운 고기는 로모, 쵸리소, 꽈드릴, 아사도, 바시오, 비페 등 소의 부위에 따라 메뉴 이름이 달라진다.
우리말로 하면 안심, 등심, 제비추리, 갈비, 안창살, 사태 등이 될 것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현지 식당에 가면 소의 부위별로 이름이 적힌 그림도 볼 수 있다.
부위별로 맛을 알고 나름대로 기호를 가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제 경우는 약간 기름이 끼고 고소한 맛이 나는 뱃살 부분의 바시오를 좋아한다. 우리말로는 국거리에 많이 사용하는 양지를 말한다.
고급식당에서 고기를 메인 메뉴로 해서 전채, 샐러드, 후식 등과 함께 주문하면 일인당 만원정도 소요된다.
거기다 포도주를 곁들이면 값이 더 올라가는데 조금 사치를 부려 음식보다 더 비싼 포도주를 주문한다고 해도 일인당 2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경제위기 후 갑자기 닥친 현지화 평가절하로 달러 기준으로 볼 때 음식값이 종전의 거의 1/4 수준으로 떨어진 덕택이다.
* 아르헨티나에 한인들이 많다고 하는데 한국식당들도 많겠군요? 한국식당에서는 어떻게 고기를 서비스하고 있나요?
- 전 세계에서 가장 인심 좋은 곳이 아르헨티나 한국식당들일 것이다.
우리 교포들이 많이 살고 있어 한국식당도 수십 개씩 되는데 아르헨티나 한국식당들은 독특한 서비스 형태를 가지고 있다.
즉 서비스하는 음식 양과 관계없이 가격은 일인당 정해진 가격으로 받는다.
어떤 집은 소금구이를 전문으로 하고 어떤 집은 불고기, 어떤 집은 갈비를 전문으로 서비스하는데 양은 얼마든지 실컷 먹고
우리 돈으로 일인당 4천원-5천원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갈비건 고기건, 아니면 밥까지도 달라는 대로 얼마든지 준다.
관광 온 사람들이 첫 날에는 이게 왠 떡이냐 싶어 열심히 먹지만 매일같이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현지 식당을 가도 이 나라의 일인 분이라는 게 한국사람들이 혼자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음에는 둘이 일인 분을 나누어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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