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야기

아르헨티나의 강아지 산책시켜주는 직업

상수리나무 블로그 2012. 2. 10. 17:38

2002년8월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기독교방송 CBS 표준FM 아침 6:35분에 시작해서 30분간 진행하는 프로에 "비바월드"라는 게 있습니다.

하루에 두세명 정도 해외통신원과 연결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듣는거지요. 제가 얼마전부터 이방송 통신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정도 돌아오니까 귀찮은 면도 있지만 현지문화나 사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즐겨 일하고 있습니다.

방송에 익숙지 못하고 긴장과 어색을 떨치지 못해 어려움이 많지만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송 인터뷰라야 5분정도 되는 거지만 방송은 자료를 준비해서 미리 보내고 있습니다. 아래 방송자료를 미리 한번 보세요.

아나운서가 물어볼 말과 제가 대답할 말까지 모두 적었습니다.


**********


* 여러 나라를 돌아 다니다보면 환경이나, 문화, 관습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이색적인 직업도 그 중의 하나일 것 같군요.

아르헨티나에는 강아지 산보시켜주는 전문 직업이 있다면서요?

 

-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의 공원근처에서 아침이면 강아지 네다섯 마리, 많으면 한번에 열 마리까지도 한 손에 줄을 묶고 걸어가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치 개장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푸들, 콜리, 세퍼트, 치와와, 불독 등 여러 종류의 크고 작은 개들을 끌고 걸어가는데

이렇게 강아지만 전문적으로 산보시켜주는 사람을 현지말로 빠세아도르 데 뻬로스(Paseador de Perros)라고 부른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5년, 10년 경력의 베테랑들이 많이 있다.

 

*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왜 이런 직업이 생기게 되었나요? 왜 주인들이 직접 강아지를 산보시키지 않지요?

 

-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은 개를 아주 좋아해서 줄잡아 약 150만 마리의 개가 살고 있으니까 사람 6명당 개 한 마리 꼴은 되는 셈이다.

그런데 도시주거 형태가 단독주택보다는 주로 아파트로 되어 있다.

이곳 가정들은 대부분 맞벌이 형태로서 주부들도 직업 때문에 집을 비우게 되니까 주말이 되어야 누군가 개를 산보시켜 줄 수 있는 형편이 된다.

만일 개들이 하루종일 아파트에 갇혀 지내게된다면 운동부족이 돼서 비만에 걸리기 쉬우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행동이 이상해질 수 있다.

그래서 주인을 대신해서 주중에 애완견 산보시켜주는 일이 필요하게 되는데 그 수요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 애완견 산보시켜주는 일로 어느 정도 벌 수 있나요? 힘든 직업은 아닌지요?

 

- 동네 슈퍼에 가보면 전화번호와 함께 강아지 산보시켜줍니다 하는 쪽지광고를 많이 볼 수 있다.

주말 제외하고 일주일에 다섯 번, 하루에 4시간 정도 산보시켜주면 현지화로 80 내지 100 페소를 받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초 단행된 평가절하로 현지화가 지금은 달러 당 3.5페소까지 가치가 떨어졌지만 작년만 해도 100페소 하면 100달러였다.

개 한 마리 산보시켜주고 100불을 받았었으니까 스무 마리를 산보시키면 간단히 2천불을 벌 수 있었다.

이 직업이 쉽게 돈버는 것 같이 들리지만 사실은 상당히 고되며 경쟁도 많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만 수천 명이 있어 상당한 경력이 아니면 하루종일 해봤자 몇 마리밖에 끌 수 없다.

그리고 사람 몸집 만한 개도 있으니까 개 끈을 모두 함께 묶어 한 팔에 대여섯 마리 끌고 가려면 팔뚝 힘이 대단해야 한다.

 

*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이 모이면 천방지축으로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려 하지는 않나요?

강아지 산보시켜 주는 사람들은 개에 대한 습성도 잘 알고 잘 다룰 줄 알아야 하겠군요?

 

- 개들마다 크기가 달라 보폭이 다른데도 산보시켜주는 사람을 따라 모두 얌전하게 걷는 걸 처음 봤을 때 참 신기하게 보였다.

가령 개 주인들이 한 마리씩 끌고 나오는 경우는 다른 개와 마주칠 때 상대를 쫓아가려 하거나 싸우려고 왕왕 짖기도 해서 이를 말리느라

애를 먹는데 산보시키는 강아지들은 많이 모여도 싸우지 않고 혼자 벗어나지도 않는다.

개들의 일반 습성은 야생 개나 늑대들처럼 여러 마리가 돼서 떼를 지으면 다른 개가 취하는 행동을 따라 하게 된다고 한다.

처음 산보하게 되는 개들도 한두 시간 지나면 산보시키는 사람과 곧 익숙해져서 말을 잘 듣게 된다고 한다.

'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르헨티나 포도주  (0) 2012.02.10
아르헨티나 쇠고기  (0) 2012.02.10
소망의 말씀 중에서..  (0) 2012.02.10
무릎연골 강화운동  (0) 2012.02.01
척추관협착증 한방치료  (0) 2012.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