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야기

생각의 속도

상수리나무 블로그 2012. 1. 13. 14:27

2000.2월에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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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때늦게 빌게이츠가 쓴 "생각의 속도" (Business@The Speed of Thought) 라는 책을 읽고 있다. 빌게이츠는 천재나 부자라고 말하기보다 선각자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다. 벌써 3년 전인 1997년 봄에 디지털 시대가 앞으로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하면서 책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으니 그 밝은 혜안에 감탄할 뿐이다. 빌게이츠는 1980년대는 퀄리티의 시대요, 90년대는 리엔지니어링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속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비즈니스의 본질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바뀔 것이고, 비즈니스의 처리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 환경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벤처와 인터넷 열풍으로 우리처럼 나이든 사람들은 정말 불안감, 또는 소외감을 느낄 정도이다. 그렇지만 인터넷이라는 정보공유와 네트워크 환경이 전 인류가 새롭게 맞이하는 또 하나의 공간으로서 이미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내가 99.10월말 동기회 홈페이지를 만들고 인터넷에 띄운지 이제 약 4개월 지나고 있다. 그동안 총동기회 모임, 분당지부, 강남지부, 산우회 등 크고작은 모임이 있을 때마다 동기회 홈페이지는 얼마간 화두가 되곤 하였다.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어 인터넷에 띄울 때에는 주책을 부리는 것이나 괜한 치기가 아닐까 하는 쑥스런 마음이 들어 망설이기도 하였었는데 막상 홈페이지를 열고 나니 모두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수고했다는 칭찬을 들어 나로서는 여간 고무되었던 게 아니다. 이 기회에 우선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도 인터넷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너무 늦었다. 지난여름 회사업무로 박람회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면서 홈페이지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자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개인생활, 결혼생활, 관심분야 등 내 주위와 연결하여 다양한 주제를 생각하던 중 동기회 홈페이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동기회 홈페이지는 좋은 주제이며 더욱이 활용이나 효용가치가 아주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때까지 동기회 홈페이지가 없었던 것이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동기들 하나 하나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그 동안 뜸하였던 친구들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잘 몰랐던 친구들과는 늦었지만 새롭게 우정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

동기회 홈페이지는 예산만 있다면 돈을 주고 멋있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홈페이지는 일과성으로 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인터넷이나 홈페이지는 우리 주위에 항상 있는 환경 그 자체이기 때문에 모두가 참여하여 콘텐츠를 가꾸지 않으면 우리의 집은 곧 폐허가 될 수 밖에 없다.

이흥재 형이나 이대식 형처럼 영시에서 관심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친구들도 있다. 박명석 선생님이 얘기했던 것처럼 도심 속의 풀같이 하찮은 것에서도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그런 친구들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게시판을 열어 영시로, 아니면 좋은 글들로 다른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 박재창 형, 강응선 형, 문창극 형처럼 이시대의 인텔리들이 신문지상에 좋은 글들을 발표할 때마다 우리 게시판에도 올려주면 나중에라도 우리 동기회 전체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0년이 지나면 우리 동기회 홈페이지에는 엄청난 기록이 쌓일 것이며 또 10년이 지나면 우리 후배나 자식들에게 넘겨줄 수 있는 많은 유산들이 거기 있게 될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 각자 자기의 흔적을 남기도록 하자. 글도 좋고 이야기도 좋으며 사진도 좋다. 자기 업무나 과업을 정리해 두어도 좋다. 작품이나 사진을 남겨 놓을 수 있으며 음악이라면 소리를 남겨 놓을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의 마음이나 흔적을 남기면서 우리 모두의 집을 함께 아껴 나갔으면 한다.

아마도 인터넷 환경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거스릴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캄캄한 밤, 길거리에는 카바이드 등이 켜있었고 집에서는 수 없는 단전으로 양초를 항시 준비해 두어야 했던 시절, 찍찍거리는 라디오 한 대가 보물처럼 집안에 모셔졌던 때, 흑백티브이와 칼라티브이의 등장을 신비롭게 쳐다봤던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는 세대이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마이카 시대까지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다. 우리가 전깃불이나, 칼라티브이, 자동차에 대해 느꼈던 체험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었던 것처럼 인터넷도 수년내 비슷한 현실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터넷 환경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이메일을 써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나도 이메일을 직접 쓰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일년 지나고 있을 뿐이다. 텔렉스 시대로부터 팩스가 등장하였을 때 얼마나 편리함을 느꼈었던가? 이메일은 팩스보다 몇배, 몇십배 편리한 환경이다. 우리 친구들 모두 이메일 주소를 하나씩 가지고 자기 이메일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왔는지 매일매일 체크해보도록 하자. 이메일 주소는 유니텔이나 천리안등 인터넷 연결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 받을 수도 있고 이미 인터넷이 연결되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부탁해서 핫메일이나 한메일 주소, 아니면 공짜주소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이메일을 받을 곳이 없다고 걱정이라면 주식하는 친구들에게는 팍스넷으로부터 정기적인 증시관련정보를 받아보도록 추천하고 싶고, 경제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는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제동향보고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들 정보가 모두 공짜라는 것이 우리를 흥분시키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나도 그런 정보를 인터넷 공간 어딘가에 공짜로 올려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장소가 바로 우리 동기회 홈페이지라니 얼마나 마음 편한 일인가?

동기회 모임에서 홈페이지가 화두가 되어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음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하나, 둘씩 인터넷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우리 동기회 홈페이지가 더욱 활발해질 것 같은 예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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