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야기

갈등(葛藤)

상수리나무 블로그 2016. 8. 15. 01:30

한 낮의 무더위가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동기들과의 산행이라 14일 둘째 일요일에 남한산성 산행에 나섰다. 집결지인 산성역에 시간 맞춰 나갔는데 날씨 때문인지 몇명 나오지 않았다. 산성역을 나와 산을 오르려고 하는데 승환이가 나를 세우더니 꽃향기가 맡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니 이게 칡꽃향기라고 알려준다. 나는 칡뿌리만 보았지 칡꽃이 있는 건지도 몰랐다. 칡꽃은 8월에 피는데 올해는 너무 더워 벌써 많이 시들어가고 있다고 말해준다. 산으로 오르며 칡꽃을 찾아 가르쳐 주는데 가까이 가보니 정말 향기가 그윽하다. 그러구보니 곳곳에 칡꽃이 보인다. 그 주변에 가면 벌써 진한 칡꽃 향기가 맡인다. 보라색 칡꽃은 그 향기가 은은하고 달콤하기까지 하다.

 

승환이가 얘기 나온 김에 칡에 대해서 하나 더 가르쳐 준다. 칡나무는 줄기가 곧게 자라지 못하고 땅에서 기거나 다른 물체에 붙어 감으며 자라는 덩굴식물인데 칡 덩굴은 시계반대방향으로 감아 오른다고 한다. 반면에 5월에 보라색 꽃이 화사하게 피는 등나무는 같은 덩굴식물이지만 그 줄기는 시계방향으로 감으며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 칡나무 줄기와 등나무 줄기가 만나면 서로의 진로를 방해하며 둘 다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되는데 이게 갈등(葛藤)의 어원이라고 알려준다. 갈들이란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의 두 글자로 되어 있으며 서로가 엉켜 풀어질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게 갈등이라는 것이다.

 

칡나무와 등나무는 서로의 DNA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우리네 갈등은 아마도 가치관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젊었을 때야 각자의 가치관이나 주장이 뭐 좀 곧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70 다 되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서도 동기들이나 주변에 대해 그렇게 지켜야 할 자신만의 주장이 있어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 그거 좀 지가 양보 해 줄 수는 없을까?  친구끼리 때로는 깐죽대면서 작은 갈등을 도발하는 것쯤이야 재미나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만일 서로 반목할 정도의 갈등이 된다면 그건 수치라고 생각한다. 그건 그저 칡나무, 등나무 수준 밖에 안되는 게 아닐까?








8호선 산성역에서 출발해 남문을 지나 검단산으로 올라가다가 사기막골로 내려왔다.

8.5키로 거리에 4시간정도 걸었나보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칡꽃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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