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야기

실내화초 가꾸기

상수리나무 블로그 2014. 11. 14. 15:01

얼마전에 옛직장 친구 하나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커피 한잔 하면서 얘기나누던 중 내 방에 있던 나무 화분에 자꾸 눈길을 주더니 못 참겠던지 가위 좀 갖고 오란다.

지난 3월 회사이전식때 축하 화분이 30여개쯤 들어와 여기저기 방마다 화분을 하나씩 놓고 있었다.

내 방에도 제법 큰 행운목이 하나 있었는데 그때까지 밑의 포장과 노끈도 안 뜯고 있었던 게 눈에 거슬렸나보다.

포장지를 뜯어 낸 후 화분의 흙이 바짝 말라있는 걸 보더니 언제 물을 주었냐고 몯는다.

다른 사람이 물을 주고 있어 모른다고 하니까 물을 갖고 오라해서 한 바가지 퍼준다.

다른 방도 한번 둘러보고는 포장지도 안뜯은데다 잎이 누렇게 뜨고 축 처지고 마른 잎이 달려 있는걸 보고 혀를 찬다.

회의실 화분은 한쪽이 다 죽어가고 있었는데 거기는 외부 손님도 오는 곳인데 회사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한다.

회의실은 전등조차 꺼져있는 시간이 많아 화분을 놓기 부적절한 곳이라고 지적한다.

식물은 살아있는 생명체인데 손으로 만져주고 정성을 쏟으면 금방 알아보고 잎에 생기가 돌게 된단다. 

 

갑자기 너무 창피해져서 무슨 말을 하기 어려웠다.

아주 무관심한 건 아니었지만 화초가꾸기는 어려운 일로 간주하고 집에서도 화분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지냈었다.

회사에서도 화분가꾸기는 내일이 아니다하고 손놓고 있었는데 다른 젊은 직원들도 화분에는 신경이 가지 않았었나보다.

 

그 친구의 꾸중을 들으니 부끄럽기도 했지만 뭔가 중요한 일을 하나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우리 회사 사정이 어려워 급여조차 미룰 정도로 침체되어 있는데 내가 나무를 잘 키워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  

어른으로서 젊은 이들을 걱정하고 보살펴 주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의 살아있는 나무부터 돌봐야 한다는 각오가 생겼다. 

이 나무들이 전부 생기를 찾을 때쯤 회사도 좋아지리라 믿고 싶다.

 

그 후에 화분 하나 하나씩 청소하고 닦아주고 죽은 가지 정리해주면서 바라보니 한그루 한그루 정이 간다.

도서관에서 실내화초가꾸기라는 책을 구해서 읽어보고 인터넷에서도 이것저것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다음에 내가 얼마나 무심했던지 비교해보기 위해 처음 상태를 사진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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