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9일 연말에 작은 딸이 결혼했다.
지난 6월 상견례후 너무 늦게 혼례식 날짜를 잡았었는데 당시 아득해 보였던 게 시간이 가니까 결국 그 날이 왔고 또 지나갔다.
막내딸의 결혼이 시원하다던가 서운하다던가 하는 것보다는 우리 삶의 한 순간이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짝을 찾아 결혼하고 다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바라보는 삶의 연속이다.
마태복음 1장에 보면 누가 누구를 낳고 하는 게 한참동안 이어진다.
그저 세대와 세대간의 연속이 아니라 하나 하나 의미있는 삶으로 기록될 만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내가 커서 결혼하고 내 가족을 이루었는데 하나 둘 떨어져나가고 이제 부부만 남았다.
갑자기 어떻게 해야할 지 허전한 느낌이다. 둘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준비가 아직 안된 듯 하다.
집에 매일 늦게 들어와서 같이 사는 둥 마는 둥 했던 딸이지만 안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기다릴 사람이 없다.
퇴직하고 집에 있게 되면서 내 생활이 많이 변했지만 이제 또 변해야 될 것 같다.
아마 젖은 낙엽처럼 마누라에게 더 붙어 살아야 할 것 같다.
은퇴할 준비도, 늙을 준비도, 할아버지가 될 준비도, 부부만 남을 준비조차 한 게 없지만 이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주위를 돌아보면서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남을 좀 더 이해하면서 천천히 느린 템포로 살아가고 싶다.
지난 결혼식 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친구들, 옛직장분들, 지인들에게 한없는 사랑과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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